저는 지금 한국에서의 생활을 잠시 정돈하고... 호주 브리스번에 와 있습니다.
한의사로서, 방송진행자로서, 강연가로서, 작가로서의 지난 날... 참 재밌고 흥미진진했었습니다.
그러나 살짝 숨가뻤었습니다. 제 나이 40을 접어들어서... 잠시 하프타임을 가지면서
제 인생의 새 version을 짜보려고 합니다.
아직은 살아갈 날이 더 많다고 생각하며...^^
더 가치있게, 의미있게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의 간단한(?) 인생이력입니다. 오래된 사진첩까지 뒤졌습니다.^^
훌륭한 의사를 바라보다
제가 중학교 1학년때, 당시 고3이던 교회 형이 있었습니다.

그 선배가 저에게 도전했던 말,
"재성아! 우리 리빙스턴 같은, 슈바이처 같은 훌륭한 의사가 되자!"
그리고 그 형은 오랜 세월 저를 지켜보며 저의 멘토가 되어 주었습니다.
지금 그 선배는 매우 열정적인, (적어도 제가 보기엔) 최고의 심장내과 전문의가 되어 있고,
저는 뭐 나름대로 열심히 사는 한의사가 되어 있습니다.
제 인생에 모델이 되는 인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감이 비교가 안되어 차마 그 이름을 언급할 수 없지만...
더 가치있는 인생을 추구하며, 모두가 행복하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되도록,
제 분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한의학에 빠지다
사실 1987년 대학입학 당시 한의학과가 아닌 (양방)의학과를 가고 싶었지만
어찌어찌 하다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생각 없이 들어가서 공부하기 시작한 이 한의학이라는 학문은... 정말 매력적었습니다.

가장 먼저 배운 것은, "사람은 자연이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연은 결코 사람이 정복하는 대상일 수 없으며, 사람 그 자체도 대자연의 일부다."
"자연 안에 사람이 있고, 사람 안에 자연있다."
이 생각이 한의학의 가장 기본적인 base 였습니다.
한의학은 자연을 닮은 의학입니다.
서양의학이 첨단과학과 더불어 눈부시게 발전하며 공헌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반면 질병을 고친다는 목적으로 자연생태계를 혼란스럽게 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항생제, 호르몬, 화학약품, 생명의 조작...
과연 다음 또 그 다음 세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볼 일입니다.
서양 근대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카르트는 "인간은 완벽한 기계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결코 기계에 비유될 수 없습니다.
한의학은 몸과 마음, 인체 각 조직과 장부를 결코 따로 생각지 않습니다.
사람 몸의 어느 한 곳도 다른 곳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곳이 없으며, 서로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단지 개개의 사람(개체) 속에서만 그런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대자연과 더불어 소통하고, 대화하고, 순환할 뿐만 아니라,
육체가 죽어 썩어도 다음 세대로 생명을 전달하는 '큰 생명'의 일부입니다.
사람은 결코 기계가 아닙니다.
한의학은 나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숲을 보는 의학입니다.
한의학은 병을 고치기보다는 몸을 고치는 의학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자연주의, 한의학이 계속 좋습니다.^^
그렇다고 한의학이 항상 고대의학으로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한의학은 '현대한의학'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여성의학에 빠지다
대학을 졸업한 후 다시 대학원에 진학하여
여성의학(한방부인과)를 전공하며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고,
그동안 경희대학교 부속한방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통해
한방부인과 전문의 과정을 수련했습니다.
(그 동안의 또 다른 수확이 있다면,
거기서 한방내과전문의이자 한의학박사인 제 부인을 만났다는 것입니다.^^
제 인생의 동반자일뿐 아니라, 저의 학문을 돕는 훌륭한 배필입니다.)

"여성은 남성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에서는
여성과 남성은 기질이 다르고,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다른 것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런데 단지 이것이 마음의 문제만은 아니더라는 것입니다.
마음의 문제가 다르기에 몸의 문제도 다르더라는 겁니다.
일례로, 똑같이 뇌하수체의 자극을 받아 성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기는 하지만,
남자의 고환은 밖으로 나와 있고, 여성의 난소는 안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남자는 고환이 차야 하고, 여자는 난소가 따듯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다르거든요!
같은 위장병이 걸려도 여성과 남성에게 병이 생기는 메카니즘이 다릅니다.
그래서 치료방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단지 자궁, 난소, 유방 등에 여성질환에 국한 된 말이 아닙니다.
여성의 모든 병이 다... 남성의 병을 치료할 때와는 다릅니다.
여성의 몸을 제대로 이해해야 여성의 병을 제대로 다룰 수 있습니다.
저는 계속 여성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저는 아래에 쓴 내용과 같이 다이어트 전문 한의원을 하면서도,
또 계속 여성의학, 불임 환자들을 진료해왔습니다.
불임여성들과 함께 하는 불임가이드 카페 (http://cafe.naver.com/ihopebaby) 및
홈페이지(www.ihopebaby.com)을 운영해왔지요...
다이어트를 만나다

그래서 (지금은 없앴지만) 다이어트와 폭식증에 관한 바른 정보를 주는 다이어트 커뮤니티 홈페이지를 만들었었죠. 다이어트의 덫인 폭식증(다이어트 장애) 환자들이 그 홈페이지를 많이 찾았었고, 그 때문에 제가 처음으로 MBC 화면에 나오게 되는 일도 생겼었지요...^^ (시사매거진 2580에서 저와 저의 홈페이지를 취재했었죠.)
그리고는.. 2001년 4월부터 2007년 8월까지 서울 서초동에서 한의원을 개원했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면서 대한비만학회 학술이사와 국제이사를 담당하면서 연구성과도 내었고, 학회의 세미나 및 연수강좌에서 한의사 동료들이 제대로 비만치료를 할 수 있도록 교육을 맡기도 하였습니다.
제 재주 중의 하나가... 어려운 지식을 쉽게 풀어내는 것인지라, 다이어트에 관한 책을 하나 쓰기도 했습니다.
"생각을 바꾸면 살이 빠진다"(시공사)라는 책이었습니다. 정말 자식 같은 책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정말 잘 쓴!(푸하하~)
좀 유명한 한의사가 되다
2002년 8월에, 지금은 없어진 프로이지만, MBC 라디오의 유명한 아침프로였던 "MBC라디오동의보감"의 제작진이 진행자 헌팅에 나섰습니다. 거기에 제가 포착되었죠...^^
서울 말씨를 쓰고, 뭐 이력도 괜찮고, 음성도 괜찮고(젊은 사람이 늙은 사람 목소리 같은...^^), 원고가 간결하고 위트가 있다는 이유로...^^

유명한 방송진행자로서의 이력은 저에게 많은 기회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여러 방송국의 다양한 프로에서 저를 섭외해왔고, 덕분에 제 얼굴이 많이 알려지기도 했고,
건강분야 명강사로서 전국의 기업과 기초단체들을 돌면서 제 지식을 나눌 기회도 있었고,
2005년말에는 MBC방송대상에서 라디오부문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이재성 박사의 MBC라디오동의보감" 이라는 또 한 권의 책을 낼 수도 있었고,
다양한 잡지 및 사외보에 건강칼럼을 기고하기도 했고,
재밌게도... 라디오 CF를 두 건이나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린화재, 서울우유 장마스터)
하하.. 그리고 MBC 일밤 브레인 서바이버에 3번이나 출연해서..
드디어 막판에는 우승을 따내고 모교인 중앙고에 500만원 상금을 전달하기도 했죠..^^

그리고는 드디어... 제가 방송을 그만하겠다고 사퇴의사를 밝혔지요. 방송국에서는 이 좋은 자리를 왜 박차고 나가냐고 의아해하고, 또 아쉬워기도 했는데요... 사실 방송 진행이 매력적이고 재밌었지만, 뭐 밑천(?)이 떨어지기도 했고, 너무 생활이 바쁘게 돌아가는 것 같아... 제 자신을 돌보며 시간을 좀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계속 더 멋지게, 보다 색다른 모습으로 열심히 살아갈 겁니다...^^
인생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면서...
"이 세상에 어떤 공헌을 할 것인가"
"내가 살아있는 가치를 생각하자"
제가 늘 생각하는 주제입니다.
언제 다시 어떤 모습을 나타날지 몰라요...^^
그러나... 지구 상에 제가 살아 있는 한.. 언제 어디서건.. 다양한 방법으로
제게 도움을 필요하는 분들께... 양질의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겁니다. 인터넷이 있으니깐.. 모든 것이 원격으로 가능합니다.
이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있나요...? 감사합니다!
마지막 팬서비스로... 잡지에 실렸던 사진 하나 더 붙입니다.^^


